2008년 04월 02일
거지같은 음악감상문
이번학기 들어 처음 간 국악공연.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던 차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축축한 기분으로 봉산문화회관에 들어섰다. 어수선한 로비와는 달리 연주회장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모습이었다.
이번 음악회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정악이라 하여, 서양의 클래식과 같은 음악이라고 했다. 스님은 1989년에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팔이 마비되셨는데, 다시 대금을 불기위해 기울였을 노력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그렇지만 무대 위 스님의 모습은 해탈한 어느 산속의 스님의 모습처럼 고요해 보였다.
첫 번째 곡은 ‘헌천수’라는 곡으로 불교에서 공덕을 칭송하는 가송에서 비롯된 노래였다. 정악이라 그런지 조용하고 단정한 느낌의 곡이었다. 어느 절간에서 수행중인 스님이 연주중인 그런 느낌이랄까.
두 번째 곡은 ‘평조회상’이란 곡으로 유초신지곡이라고도 불린다고 했다. 이곡은 대금독주로 많이 연주 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가야금과 함께 연주를 했다. 대금 소리가 가야금 소리와 어우러지면서 크게 흥분되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조화를 중시하는 선조의 모습이랄까. 절간의 우물에 갓 떨어진 나뭇잎 하나가 동동 떠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가야금 선율이 더해졌을 뿐인데 더욱 조화로이 들리는 음색이 참 신기했다.
대금은 신라시대 때 유래된 우리 전통의 악기로, 옛 선비의 수양을 위한 악기라고 한다. 대금은 쌍골죽을 사용하여 만들고 ‘청’이라는 대금의 얇은 막은 단옷날 갈대에서 채취한다고 한다. 대나무는 두꺼울수록 좋다고 한다.
세 번째 곡은 ‘염양춘’이라는 곡으로 우리나라 전통가곡을 대금 독주곡으로 연주하였다. 한손으로 연주하는 그 모습이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그 아름다운 대금의 음색만은 여전히 감탄할 만 했다. 정악이라는 장르가 조용하고 격식있는 곡이라 그런지 사실 이전 곡들과 비슷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네 번째 곡과 다섯 번째 곡은 가곡으로 전자는 ‘우조 초수대엽’이었다. 이 곡은 ‘동창이 밝았느냐’로 시작해 우리 귀에 조금 익숙했다. 무엇보다도 네 가지의 악기와, 노래가 어느것 하나 따로 놀지 않고 어우러지는 모습에 우리 음악의 참된 멋을 느꼈다. 다섯 번째 곡은 ‘반엽’으로 조금은 생소했던 곡이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우리 국악의 조화로운 음색을 느낄 수 있었다.
여섯 번째 곡은 ‘평농’으로 이 노래도 가곡을 독주곡으로 연주했다. 원래 ‘평농’은 흥겨운 노래라고 사회자가 설명했는데, 정악인지라, 점잖은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평온한 산 중턱에서 새 소리를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었다.
다음곡은 ‘삼현영상회상’으로 무용 반주에 자주 쓰이는 곡이라는 설명이 덧붙었다. 궁중에서 연주하는 음악으로 연주자들이 모두 사극에서나 볼법한 관복을 입고 나와서 연주를 했는데, 이런 음악회에서도 음악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 것 같아서 신기했지만 인상적이었다. 무용반주곡이라 그런지 역동적이랄까, 앞선 음악들보다는 흥겨웠다. 하지만 조금 길어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다음은 ‘청송곡’으로 가곡의 선율을 대금으로 독주하는 곡이었다. 보통 서양의 협주곡들은 모든 악기가 모여야 하나의 음악이 되는 반면에 우리나라 곡은 모든 악기를 떨어뜨려놔도 하나의 연주가 되는 특이점이 있달까. 개인을 존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마지막 곡은 ‘도드리’로 이삼스님과 함께, 대금을 연주하는 사람이 모두 나와서 한 자리에서 연주했다. 이 곡은 중국음악을 우리식으로 변용하여 연주하는 곡으로 ‘반복된다. 돌아든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삼스님의 대금 소리가 주선율이 되고, 나머지 대금 소리가 반주가 되어 모든 음악 소리가 어우러져 하나의 곡을 이루고 있었다.
작년에도 여러 국악 공연을 가봤지만, 거의가 신나는 풍물공연이었다. 그렇지만 우리음악의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정악공연도 참 인상 깊었다. 마음을 평안하게 해 주는 음색이 마음에 와 았다. 다음에도 이런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정도는 쌍큼하게 써주는 쎈스 ㅋㅋㅋ
(공연은 봤지만 감상은 지었다는)
# by | 2008/04/02 21:59 | JUST.. | 트랙백 | 덧글(0)


